안녕하세요. 팔방미남입니다. 오늘은 피렌체로 가서 우피치 미술관과 두오모 성당을 구경하고 올 계획입니다. 저녁에는 티본 스테이크 집 자자에서 식사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같이 출발해보시죠!

피렌체로 가는 기차를 타다

지금 저는 7시 17분에 출발하는 피렌체행 기차를 타고 가는 중입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부지런히 준비했어요. 아무래도 아침 기차가 조금이나마 저렴하기도 하고, 사람도 한적하니 이렇게 일찍 이동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얀 토끼가 뜀박질하는 모양의 로고가 있는 빨간 기차가 인상적이네요.

저희는 캐리어가 꽤 큰 편이다보니 의자 위쪽 짐칸에 넣기가 좀 어려워 보였어요. 머뭇거리고 있으니 어떤 남성분이 화물칸 뒤쪽에 마련된 큰 캐리어용 서랍장을 가리키시며 엄지척을 하시더군요. 감사해서 저도 엄지척 날려줬습니다. 저희 자리와도 크게 멀지 않아서 누가 훔쳐간다면 소리도 들리고 바로 보이겠네요.

피렌체의 길은 좁고 험난했다

블로그에서 이미 많은 분들이 리뷰를 해서 알고 있긴했지만, 도보는 사람 두명이 겨우 지나갈만한 폭이고, 호텔까지 가는 길이 상당히 울퉁불퉁하네요. 캐리어 끌고 가실 때 고생할 수 있으니 꼭 옆에 힘 좋은 짐꾼과 같이 가시길 바랍니다.

피렌체 호텔 Velona's Jungle에 도착하다

아내가 예약한 호텔이었는데, 여기 정말 강추합니다. 저희는 해외 평가만 보고 들어갔는데, 정말 너무나 친절하고 건물도 고풍스럽고 멋지네요. 입구에서 벨을 누르니 문이 열리고 뭐라뭐라 하는데, 잘 이해는 못 했습니다. 알고보니 엘레베이터 타고 3층으로 오라는 말이었네요. 직원이 내려와서 친절하게 맞이해주고, 엘레베이터를 설명해주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킹스맨에 나올법한 나무문을 여니 좁고 아담한 엘레베이터가 나오네요. 문을 열고 반드시 닫아야 엘레베이터가 작동합니다.

홀에서 숙소 주인장인 베로니카가 나와서 맞이해주네요. 이 숙소는 할아버지가 물려준 건물이라고 하네요. 독특하게도 저희에게 피렌체의 지도와 주변 음식점들 리스트를 뽑아서 상세히 설명해주네요. 펜으로 동선을 그려가며 이곳저곳 위치를 동그라미 치며 알려준 모습이 너무나 인상깊었습니다. 저희는 체크인 시간보다 상당히 일찍 도착했던터라 사전에 베로니카에게 얘기를 한 상태고, 다행히 짐을 맡겨놔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가족처럼 따뜻한 환대에 저희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숙소에 대해서는 추후에 따로 포스팅 할 예정이니 관심 있으시면 찾아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르노 강을 거닐다

저희는 체크인이 3시였는데 숙소에 도착을 너무 빨리하는 바람에 짐만 맡기고, 밖을 돌아다녀야 했어요. 다행히 베로니카가 설명해준 길을 따라 걸어 가기로 했죠. 아르노 강가를 따라 아내와 손잡고 우아한 산책을 머릿 속에 그렸지만, 현실은 뜨거운 햇살 밑에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어떻게든 그늘로 가려는 제 모습을 발견했죠. 아내는 너무 많이 걸어서 뒷꿈치가 까지다 못해 피가 양말에 베어 있더라고요. 잔인한 5월의 산책이었습니다.

우피치 미술관(Uffizi Galleries)에 가다

발에 피가 나도록 걸으니 어느덧 우피치 미술관에 도착했어요. 여기에는 미술책에서나 봤던 조각상들과 그림들이 잔뜩 있더라고요. 정말 멋졌습니다. 제가 그림이나 조각상에 대한 식견이 전혀 없음에도 보고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보면 다 아는 유명한 이름들이 보이더라고요. 아내가 제일 윗층부터 올라간 다음 내려오면서 관람하면 좋다길래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미술관이 정말 너무 넓어서 안그래도 많이 걸었는데, 너무 체력이 소진이 되더라고요. 얼른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피렌체 두오모 성당 흑인 팔찌단과 만나다

저희 부부는 시내에 있는 두오모를 통과하는 길이었어요. 갑자기 어떤 흑인이 반가운 척을 하며 저에게 다가와 자기는 세네갈에서 왔다며 악수를 하더군요. 그리고는 선물이라며 팔찌를 저와 제 아내에게 채워주는 것이었습니다. 어디에서 왔냐? 이름이 뭐냐? 등등 물어보다가 제가 가려는데 계속 악수 한 제 손을 꽉 붙잡으며 말을 거는 것입니다. 그래서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가려고 하니 자기 아기 사진이라고 보여주며, 내일 아내와 아기가 같이 피렌체로 온다고 합니다. 너무 귀엽다고 애써 반응해주며 계속 가려고 하니, 갑자기 돈을 달라고 하네요? 조금만 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노우~ 라고 몇차례 거부하니, 결국 안색이 바뀌더군요. 저는 흑인이 선물이라던 그 팔찌를 돌려주고, 아내에게도 얼른 벗으라고 해서 돌려줬습니다. 그렇게 흑인팔찌단과의 만남은 끝났습니다.

나중에 피렌체 흑인 팔찌단을 검색해보니, 굉장히 유명한 애들이더군요. 레파토리도 제가 소개해드린 것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다행히 저흰 당하진 않았지만, 미리 알았다면 피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숙소 체크인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

저희는 노곤한 몸을 잠시 눕히러 5시쯤 숙소에 갔습니다.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해주네요. 놀라웠던건 음료가 다 무료랍니다. 냉장고 안에 상당히 맛있게 생긴 음료들이 많이 들어있네요. 목마를때마다 한번씩 마셔야겠습니다. 저흰 저녁 식사를 하러 가기 전에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트라토리아 자자에서 티본 스테이크를 먹다

이탈리아 피렌체에는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티본 스테이크 3대장이 있습니다. 자자(ZAZA), 부카마리오(BUCA MARIO), 달오스떼(DALL'OSTE)가 바로 그 식당들이죠. 저희는 이중 자자를 가기로 했습니다. 예약도 안하고 용감하게 갔는데, 다행이 줄을 서서 조금 기다리면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한 20~30분 기다리니 들어가네요. 저희는 스테이크, 파스타 이렇게 시켜서 나눠먹었어요. 스테이크는 메뉴판에서 에 있던 Famous Florentine grilled beef steak by kilo(1) 45유로 짜리를 시켜먹었어요. 스파게티는 에 있는 Fresh seafood spaghetti 13유로 짜리를 시켰습니다. 스테이크는 소금 간도 적당하고, 확실히 맛있었습니다. 겉이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서 식감도 좋았습니다. 다만 힘줄이 좀 씹히네요. 스파게티는 그냥저냥이었습니다. 저희를 서빙해주는 분이 상당히 친절하셔서 기분 좋은 식사를 했습니다. 굉장히 바쁜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네요. 여기는 계산을 테이블에서도 할 수 있고, 카운터에서도 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자리에서 카드 계산을 했죠.

아르노 강을 따라 걸으며 하루를 마감하다

아르노 강을 걸으며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많이 걸었네요. 아무래도 내일은 버스 타는 법을 좀 검색해 봐야겠습니다. 뚜벅이로는 둘 다 체력에 한계를 느끼네요. 그래도 피렌체 밤길은 다행히 치안이 좋아서, 안전함을 느끼며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