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팔방미남입니다. 제가 그림을 좀 배우고 싶어서 온라인 클래스를 3만원 남짓 주고 구매했어요. 마르코 부찌(Marco Bucci)라는 강사의 얼굴 그리기 강좌인데, 막상 강좌를 결제해놓고 생각해보니 집에 이것저것 소소한 재료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네이버에 "마포구 화방" 이라고 치니 호미화방이라는 곳이 나왔어요. 그러고보니 예전에 몇 번 우연찮게 방문했던 적이 있던 것 같네요.

호미화방-후문
호미화방-후문

홍대 근처에 있는 호미화방
(feat. 주차장 경비아저씨)

카카오맵으로 검색해보니, 홍익대학교 근처더라고요. 전 스쿠터를 타고 다녀서 금방 슉~ 하고 도착했어요. 주차장이 있는 후문 쪽으로 갔는데, 경비아저씨가 주차장에서 어슬렁 거리시면서 진두지휘하고 계셨어요. 스쿠터라 괜히 좀 눈치보이고 무서워서, 철문 앞 의자가 놓여있는 구석탱이로 쭈글쭈글 들어갔어요. 모범생인 척하며 살포시 주차해놓으니 아무 말씀 안 하시더라고요. 휴~ 저는 주차비 걱정 없이 마음껏 구경했지만, 앞에 써있는 안내문을 보니 차를 가지고 가시는 분들은 호미화방 방문시 30분만 무료주차이니 이 점 유의해주세요~

 

웬만한 미술용품은 다 있어요.

딱 들어가자마자 탄성이 절로 나왔어요. 매장이 굉장히 넓고, 화구류, 문구류 등등 엄청 많더라고요. 매일 그림을 그리시는 분들에게는 이런 화방이 일상이겠지만, 저처럼 그림 초짜는 들어가자마자 신기한거 투성이에요~ 중간중간 길목에 직원분들이 계시는데 힐끗힐끗 보시길래(그냥 제 느낌입니다), 초보 쭈글이 주제에 순간 당황해서, 마치 예전부터 알았던 브랜드인냥 앞에 있는거 집어들고는 고민하는 척 했던 건 안비밀~

연필 종류 너무 많아서 선택장애 걸릴뻔 했어요.

오늘 사실 연필 사러 온건데, 연필 브랜드는 왜 이렇게 많은지요. 도대체 뭘 사야되는거죠? 한참을 보다가 유니Uni 라는 브랜드가 뭔가 좀 있어보이더라고요. 유니연필이 유명한 연필인가요? 아무튼 집에 굴러다니는 3B, 4B 연필은 있는데, 연한 연필이 없어서 뭘 살까 고민하다가, 6H까지 있길래. 그래 그러면 HB와 6H의 가운데인 3H를 사자는 결론이 났습니다. 뭐든지 모르면 그냥 가운데로 가야죠. 옆에 보니 연필 깍지도 있었어요. 집에 몽당연필이 많아서 생각해보니 이것도 필요하네요.

엄청 신기한 문구, 파버카스텔 지우개캡

보자마자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한 연필 캡을 발견했어요. 파버카스텔에서 나온 지우개캡인데, 이거 저만 모르고 있었나요? 연필심 보호도 하고, 지우개로도 쓰고 일석이조네요. 원래 연필 깎고나면 날카로운 연필심을 보호하고 싶은 충동이 일죠. 집에서 지금 사용하는 3B 연필도 필통에 넣을 때마다 연필심이 닳아서 속상했는데, 이것만 있으면 만사형통! 바로 집어들었습니다. 집자마자 갑자기 직원분이 성큼성큼 다가오셔서 뭘 주시더라고요. 바구니네요. 더 담으라는 말이죠. 감사히 담겠습니다~

유니연필과-연필깍지
유니연필(900원)과 연필깍지(위:2,100원, 아래:2,400원)

 

추억의 지우개 톰보우와의 만남

보자마자 너무 반가운 지우개가 보였습니다. 톰보우 지우개. 일명 잠자리 지우개가 있더라고요. 이거 어렸을 때 문방구에서 팔던 거라 너무 반가웠습니다. 정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추억은 사야죠.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그러고보니 톰보우 말고도 지우개가 많네요? 떡지우개, 찰지우개... 뭔지 모르는데 궁금하지 않나요? 써봐야 알죠~ 가격도 250원씩이라 부담스럽지 않네요.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옆에 보니 연필처럼 생긴 신기한 지우개가 있었어요. 톰보우 모노제로 지우개인데, 라운드형과 스퀘어드형이 있더라고요. 저는 제가 지금 이걸 왜 사는지 모르겠지만, 스퀘어드형(4,000원)을 구매했습니다.

파버카스텔-지우개캡
파버카스텔 지우개캡 (비닐 1세트: 1,200원)
톰보우-지우개
톰보우 지우개 (200원)

호미화방 방문후기

오늘... 저 플렉스 했네요? 혹시 원래 너 계획에 있던거니? 음. 그래도 뭔가 재료가 갖춰지니깐, 마치 그림을 잘 그릴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요. 그림은 언제쯤 그리게 될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왜 학생 때 공부하려고 앉으면, 느닷없이 청소하기 시작하고, 또 앉으면 갑자기 머리가 가려워서 샤워하고, 또 앉으면 좀 졸려서 10분만 자는... 그리운 패턴이네요. 아무튼 대단히 만족스러운 방문이었습니다. 매장도 넓고 미술용품 종류도 다양하고, 플렉스 할 정도로 너무나 신기하고 매력적인 물건들이 많았습니다. 혹시 시간될 때 한번 방문해보세요. 토요일, 일요일 모두 평일처럼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라고 합니다.

그러면 저는 재료도 준비됐으니, 얼른 부찌형 강의 들으러 갈게요.

호미화방에서-구매한-문구들
호미화방에서 구매한 문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