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팔방미남입니다. 오늘은 수상도시 베네치아(Venezia)와 베니치아 주변 섬 중에서 유명한 브라노(Burano) 섬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브라노 섬은 다양한 색의 페인트로 칠해진 가정집들이 많은 섬으로 사진 찍기 너무나 좋은 조용하고 한적한 섬입니다. 저녁에는 한국인들에게 특히 유명한 Ca Dolfin이라는 레스토랑에서 아내와 식사도 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이탈리아 여행 2탄을 지금부터 시작해보죠!

베네치아 일일이용권(Venezia Daily Pass) 구매하기

아침에 아내와 둘이 예쁘게 단장을 하고, 레오나르도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왜냐! 버스 티켓을 어디서 사야할지 몰라서인데요. 호텔 데스크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탈리아어로 설명해줬는데, 무슨 말인지 몰라 바디랭귀지로만 이해해서 찾아갔습니다. 다행히 어제 버스를 내린 곳 주변으로 가니 버스 티켓을 구매하는 곳이 있었어요. 참고로 매표소를 이탈리아어로 비글리에테리아(Biglietteria)라고 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까페테리아도 그렇고, 장소에 테리아를 붙이는군요.

베네치아 일일이용권이 1인당 21유로여서 저희는 42유로를 주고 샀죠. 매표소 안내를 보니 버스 뿐만 아니라 베네치아에서 배도 탈 수 있는 이용권이라 다소 비싸지만 구매했습니다. 카드 결제를 했는데, 이탈리아 카드 결제 기계는 독특하게도 카드를 단말기 기계 위에 올려놓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카드를 단말기 앞이나 위쪽에서 꽂는 방식이 아니니 저처럼 헤매지 마시기 바랍니다. 결제하시는 아주머니가 다소 짜증을 내셔서 제가 죄송하다고 하니 또 쿨하게 괜찮다고 하시며 주의사항을 친절히 알려주시네요. 어쨌든 그렇게 구매한 티켓을 들고 정류장으로 갔습니다. 구글맵 어플에서 확인해보니 저희가 있던 장소에서는 2번 버스를 타면 되네요. 종착역인 베네치아(Venezia)로 가면 됩니다. 참고로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본토식 발음이고, 우리가 잘 아는 "베니스의 상인"에서 베니스(Venice)는 영어식 발음입니다.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을 가다

한 20분 정도 버스를 타니 베네치아 종착역에 도착했습니다. 인파가 엄청나네요. 배 선착장 이름이 또 따로 있네요. 버스 정류장 코 앞에 있는 이 배 선착장 이름은 Piazzale Roma 선착장이었습니다. 이 선착장에서 산마르코 광장이 있는 Rialto 선착장까지 배를 타고 갈 수 있더라고요. 이 비싼 일일이용권을 최대한 이용해야겠죠? 참고로 선착장 입구에서 일일이용권을 단말기에 대고 문을 통과할 때 주의해서 잘 보고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PRIORITY VENEZIAUNICA라는 빨간색 문으로 들어가면 안되고, All passengers 라는 회색 표지판의 문을 통과해야합니다. 애석하게더 아무 것도 모르는 저는 빨간 문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했고, 오류 메시지를 2번 정도 보고는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을 때, 다행히도 이탈리아 남성분이 친절하게 회색문으로 통과하라고 알려줬습니다.

덕분에 베네치아의 멋진 풍경을 제 눈에 담았네요. 이곳을 보고있자니 이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만든 일본 애니메이션인 ARIA가 문득 떠오르네요. 베네치아를 직접 제 눈으로 보니 너무 멋지고 신기했습니다.

한 20분 지났을까요? Rialto 선착장에 도착하니 그 유명한 산마르코 광장이 나옵니다. 엄청난 건물들이 눈 앞에 펼쳐지네요. 여기는 인파가 어마어마합니다. 사진 찍어주는 사람, 그림 그려주는 사람, 학생들, 단체 관광객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보이네요. 그래도 광장이 워낙 넓다보니 그렇게 붐비지는 않았습니다. 골목골목마다 굉장히 세련되고 예쁜 가게들이 많이 보입니다. 물론 관광지라 보나마나 물가가 엄청 비쌀테니 애초에 관심을 가지진 않았지만, 특이한 것을 파는 것이 많네요. 광장에서 한참 사진을 찍고, 저희는 브라노 섬을 가기 위해 또 배를 찾아 갔습니다.

브라노 섬으로 가는 배를 타다

이제 브라노섬을 가기 위해 산마르코에 있는 San Zaccaria라는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스위스패스처럼 이런 베네치아 일일이용권이 있으니, 달랑 이 종이카드 하나로 여러 장소를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편하긴 하네요. 아내는 멀미를 심하게 하는 편이라 멀미약을 먹고 비몽사몽 중입니다. 멀미 하시는 분들은 꼭 멀미약 챙겨오시길 바랍니다. 바깥 풍경을 보니 스위스 루체른에 있던 호수가 생각나네요.

브라노 섬에서 점심 먹으면 10만원?

형형색색 브라노 섬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아니 도대체 5월 중순인데 왜 이렇게 덥나요? 햇볕이 쨍쨍합니다. 확실히 습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햇살이 따갑네요. 브라노 섬에 오실 때는 그늘이 많이 없으므로 썬크림 꼭 챙기시길 권유드립니다. 이탈리아에는 레스토란토, 트라토리아, 오스테리아 이렇게 3종류의 식당이 있습니다. 저희는 구글에서 추천하는 식당 중 트라토리아 "da Primo"라는 곳에 들어가서 식사했습니다. 물가가 비싸기도 하고, 대화가 어렵다보니 뭔가 웨이터가 추천해주는 구운 대구 요리를 갑자기 먹고 있는 우리를 발견했습니다. 이미 유튜브를 통해 이런 관광지에서는 웨이터가 추천하는 요리는 먹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음에도, 뭐 예스 노밖에 못하면 별 수 없네요. 그래도 파스타도 얘기를 했었는데 안 나오는 거 보니 제가 말을 정말 제대로 못 알아들었나 봅니다. 그래도 뭐 맛있게 먹어서 다행입니다. 참고로 이 식당에서는 손가락 모양의 아일랜드식 비스켓 한번 먹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우리나라의 계란과자 정도 느낌이긴 한데, 이 가게를 운영하는 가족 중 어머님이 만드신 비스켓이라고 하네요. 뭐 이걸 미는 것 같으니 한번 먹어봤는데 맛이 괜찮았습니다. 제 옆 테이블 여성분도 저희 비스켓을 보더니, 웨이터에게 같은 걸 달라고 하시네요. 이후 카페라떼도 시켜먹었는데 커피는 확실히 맛있긴 하네요. 어쨌든 도합 70.5유로니, 거의 10만원이 나왔습니다. 제대로 호구 당했지만, 뭐 맛있게 먹었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다만 다음부터는 우리가 정확히 원하는 바를 말해야겠다는 다짐도 함께 했더랬죠.

브라노 섬에는 왜 갈까요? 사진찍으러 가지요~

해가 좀 지니 그나마 낫네요. 저희는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습니다. 건물들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그늘진 곳을 찾았죠. 골목골목 들어가다보면 굉장히 한적한 곳이 많습니다. 여기에서 실제 거주하고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간혹 보이시네요. 실례가 안되게 조용조용 대화하고, 조용히 쭈그러져서 사진을 찍고 다녔더랬죠. 아내와 이렇게 사진 찍으면서 놀다보니 어느새 5시네요. 이제 밥 먹으러 갈 시간입니다.

Ca Dolfin, 한국인을 잘 아는 음식점

브라노 섬에서 배를 타고 다시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저녁을 먹어야죠. 이탈리아 사람들은 저녁을 8시에나 먹기 때문에 우리처럼 6시나 7시쯤 저녁을 먹으면 상대적으로 굉장히 한적하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보다 해가 늦게 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구글링하니 Ca Dolfin이라는 곳의 한국인들 평이 괜찮아서 방문했습니다. 서빙하시는 남성 분이 친절하시네요. 저희에게 처음부터 한국인이냐고 물어보시는거 보니, 아무래도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 같긴 하네요. 저에게 "포코살레"라고 하시는데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서 다시 물어보니, 여기 오는 99프로의 한국인들에게는 고기에 소금을 원래 넣는 것처럼 과하게 넣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유는 포코살레를 요청하기 때문이라는데요. 알고보니 포코(poco)는 "조금", 살레(sale)는 소금이라는 뜻이더군요. 배려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저희는 평가가 좋은 해산물 스프와 해산물 파스타, 폭챱을 먹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원래 음식을 Share하는 것이 낯선 광경일테지만, 서빙하시는 분은 이미 메뉴를 하나씩만 시켜서 같이 먹을거냐는 걸 전제하고 물어보시네요. 음식 순서도 스프 먼저 먹고, 이후 파스타와 폭챱은 같이 나오면 되냐고 묻습니다. 좋다고 했습니다. 원래 이탈리아 식당에서 음식을 시키는 과정은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있다보니 사실 꽤나 복잡합니다. 안티파스타(우리나라의 밑반찬 정도의 개념), first(파스타와 같은 탄수화물), second(고기와 같은 단백질) 등등 이들의 순서가 중요하죠. 하지만 이 음식점은 이미 우리 민족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네요. 덕분에 많은 말이 필요 없어서 좋았습니다. 많이 먹었는데도 브라노 섬보다는 적게 나왔네요. 음식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뭐 대단히 맛있어서 기억에 남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한끼 식사를 기분 좋게 하기에는 좋았습니다.

젤라또 먹으며 호텔로 돌아가다

이탈리아에서 젤라또 한번 먹어줘야죠. 관광객들이 많이 들고 다니는 젤라또를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La Mela Verde라는 매장의 젤라또더군요. 젤라또 두 덩어리가 든 컵 하나가 4유로여서, 총 8유로 주고 각자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젤라또를 먹으며 베네치아 골목 이곳저곳을 거닐었습니다. 발 닿는대로 다니며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다보니 어느덧 돌아갈 시간이네요.

마무리하면서

이제 호텔에 돌아왔습니다. 깔끔하게 청소가 되어 있네요. 샤워하고 이제 누우려합니다. 오늘밤 자고, 내일은 피렌체로 떠납니다! 피렌체도 무척 기대 되네요. 그럼 내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