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팔방미남입니다. 오늘은 피렌체에서 우피치 미술관, 산타마리아 노벨라 본점, 조토의 종탑을 갈 예정입니다. 중간중간 추천받은 식당이나 까페도 갈 예정이어서 기대가 많이 됩니다. 그럼 가 볼까요?

피렌체에서 아침 9시까지 잠을 자다

이렇게 해외 여행을 와서 잠을 많이 자는 건 정말 사치이죠. 하지만 저희에겐 좀 필요했습니다. 어제 뚜벅이를 많이 했기 때문에 오늘을 위한 체력 보존이 중요했습니다. 어제 우피치 미술관에서도 체력이 안 되어 그 멋진 그림들을 거의 스치듯이 보게 됐답니다. 저희가 묵은 Velona‘s Jungle이라는 호텔은 너무 편안해서 침대에서 일어나기 정말 힘드네요. 자 그럼 이제 출발해봅시다.

현지인 추천, Crociani에서 브런치 먹다

어제 숙소 주인장 베로니카가 알려준 브런치 가게가 있어서 가보았습니다. 여기 크로아상과 커피가 정말 맛있다고 하네요. 베로니카는 매일 아침 이곳을 간다고 합니다. 현지인이 추천한다면 이유가 있겠죠?

저희는 카페라떼, 카푸치노, 바닐라가 들어간 크로와상, 샌드위치(Tramezzino)를 먹었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전 바닐라 크로와상에 반했습니다. 크로와상 속에 바닐라 크림이 들어가있죠. 간단한데 왜 이런게 한국에는 흔하지 않을까요? 물론 바삭함이나 고소함이 한국에서 먹어본 크로와상과는 사뭇 다르긴 합니다만, 맛 자체는 다 먹어본 맛이라 빵을 잘 아는 사람이 조합만 잘 하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아무튼 정말 맛있었습니다. 샌드위치도 맛이 괜찮네요. 커피는 두말할 것도 없고요. 아내와 저는 만족스러워서 내일 피렌체를 떠날 때에도 아침에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에 가다

이탈리아 햇볕이 너무나 쨍쨍해서 저희는 원래 피사의 사탑에 가려던 계획을 접고,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확실히 이탈리아에서는 12~4시 사이에 외부에 있으면 체력 소모가 심합니다. 저희는 이 오후에 시원한 박물관에서 보내다가 해가 한풀 꺾일 무렵 피사의 사탑을 가기로 했습니다.

정원이 있는 식당, Santarosa Bistrot에서 점심 먹다

박물관 구경을 하고 나니 허기가 좀 지더라고요. 어딜 갈까 막막해지면, 저희는 숙소에서 받은 추천 맛집 목록을 항상 본답니다. 베로니카가 추천한 카페나 음식점들은 정말 하나같이 퀄리티가 좋았습니다. 저희는 이 중 Santarosa Bistrot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입구부터 너무 예쁘고, 내부도 정원처럼 꾸며놔서 기분이 너무 좋아졌습니다. 예약은 안 했지만, 다행히 1시 좀 넘어서 들어갔는데도 아직 한산했습니다. 남자 직원이 응대했는데 상당히 친절했습니다.

저희는 스파게티와 리조또를 시켰습니다. 스파게티는 Spaghetti di riso all‘orientale con verdure e gambert라는 메뉴를 시켰어요. 이거 기억에 남을만한 맛이네요. 리조또는 Risotto con piselli, pecorino e menta라는 메뉴를 시켰는데 이것도 엄청 맛있습니다. 밥이 녹색인데 먹어보고 맛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콜라도 시켰는데 코카콜라가 아니었음에도 맛이 좋았습니다. 계산은 물어보니 안쪽으로 가서 직접 테이블 번호를 말하면 되더라고요. 바쁘다보니 웨이터와 소통이 안됐는지 제가 먹는 메뉴를 물어보시길래 확인시켜드렸습니다. 어쨌든 아내와 계산하고 나오면서도 계속 이 집에 대한 호평이 끊이질 않았네요. 기분 좋은 점심 식사였습니다.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Piazza Santa Maria Novella)에 가다

기분 좋게 점심식사를 한 후 저희는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을 지나갔어요. 사실 여길 오려고 했다기보다는 아내가 사려고 한 향수가 이 주변에서 팔아서 우연히 지나가는 길이었습니다. 우연찮게 예쁜 정원과 건물이 있어서 사진 많이 찍었습니다.

산타마리아 노벨라 본점에서 향수를 사다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인테리어가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나 예쁘게 꾸며놨네요. 역시 본점답습니다. 향수를 시향할 수도 있고, 일본인 직원분이 영어로 설명도 친절하게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고풍스러운 가구들과 세련된 제품들이 잘 어울어지네요.

숙소에 들어와 잠시 충전하기

3시 반에서 5시반까지 잠시 숙소에 들어와 휴식을 취했어요. 산타마리아 노벨라 본점에서 향수, 토너 등 꽤 구매하다보니, 짐이 많기도 했고, 해질 녘에 나와서 밖에 돌아다닐 예정이라 이렇게 잠시 쉬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버스 타고 두오모 가기

일어나자마자 저희는 두오모로 갈 준비를 했습니다. 오늘 오후는 조토의 종탑을 가기로 했죠. 어제 쿠폴라를 못 간 한을 풀기 위해 서둘러 채비를 마쳤습니다. 버스표가 필요해서 타바키에도 들렀습니다. 나중에 타바키에서 버스표 구매하는 방법에 대한 포스팅도 올려드릴게요. 한번 해보면 어렵지 않아요. 어쨌든 버스 덕분에 숙소에서 편하게 두오모까지 갔습니다.

조토의 종탑(Campanile di Giotto)을 오르다

토요일인데도, 막상 조토의 종탑에는 사람들이 그리 많진 않았어요. 아무래도 제일 꼭대기 층에 철망이 있다보니 쿠폴라보다는 인기가 없어서일까요? 바글바글 거리지 않아서 좋았답니다.

아내는 조토의 종탑 계단을 오르기 위해 여행 전부터 일주일간 열심히 자전거를 탔더랬죠. 체력이 없으면 정말 오르기 쉽지 않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계단이 점점 좁아져요. 사람 딱 두명이 겨우 지나갈 공간입니다. 다행히 계단은 촘촘히 있어서 무릎에 부담이 덜하긴 합니다. 확실히 유산소 운동이 되네요. 중간중간 쉴 수 있는 공간들이 나옵니다. 한 2번 정도 작은 홀이 나오기에 잠시 쉴 수 있었죠.

드디어 정상에 올라왔습니다. 정말 예쁘네요. 피렌체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이걸 보러 여길 오는거군요. 게다가 6시에서 7시 사이였기에 노을도 딱 알맞게 지고 있네요.

달오스떼(DALL‘OSTE)에서 티본 스테이크 때려 잡아 먹다

이제 저녁 먹을 시간이네요. 티본 스테이크 3대장 중 하나인 달오스떼 참 유명하죠. 미리 예약을 하면 30%할인이었는데, 저희는 예약을 못하고 가서 제값주고 먹었어요. 달오스떼 2호점이었는데 저희가 7시에 가서 그럴까요? 들어가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이탈리아 사람들은 늦게 밥을 먹네요.

코스 요리가 있을 것 같았는데 메뉴판에는 잘 안보이기도 했고, 저희가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그냥 티본 스테이크 하나와 파스타 하나 시켜서 먹었습니다.

티본 스테이크는 그 유명하다는 Bistecca alla Fiorentina "scottona"를 주문했는데 78유로인거보니, 코로나 이전보다 많이 가격을 올렸네요. 그래도 돈 값은 하네요. 엄청난 양이 나옵니다. 소 한마리 때려 잡은 느낌이랄까요? 어제 자자와는 달리 고기를 썰어서 나오네요. 먹기 훨씬 편했습니다.

고기 굽기는 미디움으로 주문했습니다. 고기 자체는 부드러웠는데, 중간중간 힘줄이 꽤 많이 씹히네요. 뭐 이건 자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비슷하다고 하긴 했지만, 저는 어제 먹었던 자자와 비교했을때 좀 더 한국에서 많이 먹어본 익숙한 맛이었습니다. 만족스러운 티본 스테이크였습니다. 확실히 자자나 달오스떼 모두 스테이크 소금간을 정말 기가 막히게 하네요.

파스타는 Pici alla carretierra라는 메뉴였는데, 이게 상당히 맛있더군요. 면발은 우동면발 굵기이고, 맛은 약간 매콤한 토마토소스 맛이었습니다. 상당히 맛있네요.

아내는 스프릿츠라는 음료를 하나 시켜 먹었습니다. 이탈리아 식당에 가면 거의 모든 테이블 위에 이 스프릿츠라는 영롱한 색의 음료가 올라와있죠. 아내가 굉장히 궁금해하며 이 음료를 시켜보았습니다. 저희는 알콜 음료를 잘 못 먹기에, 알콜을 조금만 넣어달라고 요청했죠. 음료가 혀에 닿는 순간 무슨 느낌인지 알겠더라고요. 약간 알콜 들어간 환타 맛 비슷합니다. 달짝지근하고 맛있더군요. 아내는 식사내내 홀짝홀짝 마시더니 어느새 얼굴에 자연볼터치를 구현해내더라고요. 참 신기합니다. 어떻게 손을 안대고 화장을 하죠? 혼자 셀카를 막 찍고서는 보여주는데, 고거 참 사진도 잘 나오네요. 못 믿으시겠으면, 한번 스프릿츠 드셔보세요. 여러분의 인생샷 가능합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젤라또 때리기

오늘 참 여러 군데에서 많이 때리네요. 젤라또가 또 기가막힌 집이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먹는 세 번째 젤라또인데요. 여기가 제일 현지 젤라또스럽네요. 현지인도 아니면서 이런 말 하기 좀 뭐하긴 하지만, 뭐 젤라또라는게 원래 좀 쫄깃쫄깃해야 제 맛 아니겠습니까? 이름도 좀 쫀득쫀득 할 것 같잖아요. 여기는 그런 식감이 나네요. 처음 온 집이니 그냥 잘 팔리는 맛들을 먹었는데 역시나 맛도 상당히 좋습니다. 아내와 젤라또를 먹으며 베키오 다리가 있는 아르노 강가를 거닐고 있자니, 무슨 영화 찍는 것 같네요. 토요일이라 조명도 밝고, 로맨틱한 분위기가 이곳저곳 연출되어 좋았습니다. 그렇게 저희 부부는 또 하루를 조용히 마감하며 숙소로 돌아왔네요.

마무리하면서

내일은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토스카나로 떠나는 날이거든요. 이탈리아에서 자동차 운전은 처음 하는 거라 많이 긴장 되기도 합니다. 얼른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눕혀 잠을 청해야겠습니다. 그럼 내일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