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팔방미남입니다. 오늘은 드디어 기다리던 스쿠터 여행을 하는 날입니다. 스쿠터로 포지타노를 거쳐 아말피까지 다녀올 계획입니다. 그리고 소렌토로 다시 돌아와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을 생각입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스쿠터를 대여하다

드디어 스쿠터를 대여했네요. 대여하는 세세한 방법들은 추후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오늘 하루만 탈 계획이라 24시간 대여를 했습니다. 45유로네요. 이것보다 싼 모델도 있지만, 저희는 오전 11시 넘어서 갔기 때문에 남은 스쿠터를 타야만 했죠. 만약 스쿠터 탈 계획이 있으시면, 미리 가서 예약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포지타노에 가다

아내가 포지타노라는 곳을 가자고 합니다. 저는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타지에서 스쿠터를 타고 있다는 기쁨에 눈이 멀어 그저 가라는 대로 씽씽 달리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가다보니 어느새 말도 안되는 장관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이래서 포지타노에는 차도 아니고, 버스도 아닌, 스쿠터를 타고 와야하는구나’라며 혼자 생각했습니다. 너무나 멋진 절벽과 바다에 입이 딱 벌어지더군요. 아내와 중간중간 길가에 정차하여 사진도 찍고 경관도 보고 너무 좋았습니다.

스쿠터 운전시 참고할 팁

도로는 굉장히 잘 닦여져 있는 편입니다. 다만 중앙선이 없는 도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항상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많이 느꼈던 운전 문화인데, 성격이 급해서 뒤에 막 달라 붙습니다. 부딪힐 정도까지 붙습니다. 스쿠터를 타고 가시다가 만약 뒤에서 차가 오는 것이 부담스러우시다면, 우회전 깜빡이를 켜시고, 길가로 서서히 이동하신 후, 왼손으로 먼저 가라고 싸인을 주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냥 속도만 줄이실 경우, 외국인들은 보통 빵빵 거리거나 어쩌라는 말이냐는 듯이 뒤에서 같이 속도를 줄입니다. ‘내가 널 봤고, 난 설 테니 너가 옆으로 가라’는 신호를 정확히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포지타노 유료 주차장에 스쿠터를 주차하다

드디어 포지타노에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도착하자마자 스쿠터를 주차할 “거라지”라는 곳을 찾아다녔죠. 거라지(Garage)는 단어 뜻 그대로 해석하면 “차고”이지만, 의미상 그냥 “유료 주차장”을 뜻합니다. 왜 굳이 유료 주차장에 스쿠터를 주차해야만 했을까요?

스쿠터 대여할 때 직원에게 스쿠터는 따로 보험이 없는지 물어봤습니다. 직원은 보험 제도가 있긴 한데, 차량처럼 기스나 흠집에 대한 건 아니고(이건 사고 발생시 우리가 배상해줘야 한다는 말이죠), 절도에 대한 보험 5유로라고 하더군요. 절도라고요? 제가 물으니 이런 일이 포지타노에서는 종종 있다고 하더군요. 길가에 세워뒀을 때 말입니다. 다만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그런 일이 거의 없다고 하네요.

어쨌든 주차장을 찾으며 포지타노 해안가로 점점 내려오다가 Parcheggio Carpineto Positano라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스쿠터를 주차할 건지 물어보며 반갑게 맞이하더군요. 굉장히 친절했습니다. 얼마인지 물어보니 1시간에 3유로였습니다.

까자 에 보떼가(Casa e bottega)에서 점심을 먹다

금강산도 식후경이죠. 저희는 점심 식사를 할 겸, 구글맵으로 포지타노의 유명한 식당을 찾아봤습니다. 까자 에 보떼가라는 식당이 유명하기에 찾아갔습니다. 여기 가게를 예쁘게 잘 꾸며놨네요. 식당 안쪽에서 밖을 보는 풍경도 멋집니다.

가게 입구에서 서성이고 있으니 직원이 친절히 안내해줍니다. 메뉴판을 건내줘서 쭉 살펴봤습니다. 저희는 밥이 들어간 Riso venere, verdure, ricotta infornata e uova sode라는 20유로 짜리 메뉴와 Tonno scottato al sesamo, avocado, mango e misticanza라는 24유로 짜리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두 메뉴 다 너무 만족스럽네요. 약간 건강식 느낌입니다. 제 아내는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음식 중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이라고 평하더군요. 거의 제일 높은 음식점 중 하나였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이고요.

내친김에 디저트와 커피도 마시죠. 저희는 Mele caramellate, crumble di mandorle e gelato라는 8유로 짜리의 아이스크림이 있는 시리얼을 시켰고, 카푸치노 2잔을 시켰습니다. 여긴 디저트도 잘 하네요. 신선한 과일과 함께 바삭바삭한 시리얼들이 조화를 잘 이루어 맛있었습니다.

피오르도 디 푸로레(Fiordo di Furore), 절벽 해안가에서 휴식을 취하다

맛있게 식사를 한 후 저희는 다시 아말피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이동하던 중 아내가 중간에 쉴 곳이 있다고 해서 잠시 멈춰섰습니다. 여기는 피오르도 디 푸로레라는 절벽 해안가입니다. 자갈이 가득한 해안가로 물도 엄청 깨끗합니다. 도로에 잠시 스쿠터를 주차해놓고,계단을 내려오면서 돗자리를 가져왔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죠. 저희는 별 방법이 없어서 그냥 셔츠를 깔고 누웠습니다. 여기에는 관리인 아저씨 한 명 있어서 틈틈이 해변가를 정리해 주시네요.

아내는 궁금했는지 물에 발을 조금 담그고 왔습니다. 엄청 차갑다고 하네요. 수영복을 입고 물에서 노는 사람, 돗자리 위에서 잠을 자는 사람, 저희처럼 노닥거리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평화로운 해변가 분위기를 만들고 있네요.

아말피(Amalfi)를 찍고 오다

푸로레 해변가에서 잠시 쉬고나니 힘이 나네요. 다시 아말피로 출발했습니다. 아말피는 포지타노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아말피에서 딱히 뭘 할 예정은 아니었기에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회차하여 다시 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오래 타니깐 엉덩이가 아프네요.

FAUNO BAR에서 저녁 식사를 하다

저희는 근처에서 유명한 식당인 FAUNO BAR라는 곳에서 저녁 식사를 했어요. Spaghetti pomodorini e basilico라는 10유로 짜리의 기본적인 토마토 스파게티와 Risotto o Linguine alla Pescatora라는 19유로 짜리의 해산물 리조또를 주문했어요. 스파게티와 리조또 모두 훌륭했습니다. 특히 전 해산물 리조또가 정말 맛있더군요. 기억에 남을 만한 맛이었어요. 가격도 저렴했고요.

마무리하면서

오늘은 기대하던 스쿠터 여행을 한 날이었어요. 정말 한국에서 자격증 따서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이 루트를 버스로 다녔다면 아내가 멀미를 심하게 했을 것 같고, 저희가 오늘 했던 것 처럼 원하는 곳에서 사진 찍으며 노는 것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정말 너무나 재밌었습니다.